서천 - 군산 '철새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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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가 철새 탐조객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따로따로 철새축제를 열고 철새탐조대도 마주 보는 위치에 만들었다. 외지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수입도 올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서천군=다음달 20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3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서면 도삼리 철새탐조대 일대에서 금강철새 탐조투어 행사를 연다. 철새 사진전 등의 행사가 곁들여진다. 서천군은 관광객 70여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서천군은 군산에 비해 탐조 여건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강을 찾는 대부분의 철새는 서천 쪽에 서식한다. 군산 쪽에 비해 수심이 얕아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철새들에게 직접 모이를 주며 탐조할 수 있다. 2000년 개인 사업가가 10억여원을 들여 건립한 3층 규모의 철새탐조대가 있다.

서천군 이선구 관광진흥계장은 "서천의 철새탐조대 주변은 국내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생태체험 위주로 행사를 열어 군산시와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군산시에 올해 초 철새 축제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며 "비슷한 내용의 축제를 놓고 이웃한 자치단체가 경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군산시=12월 1부터 5일까지 성산면 성덕리 철새조망대와 금강변에서 제1회 철새관광페스티벌을 연다. 행사기간은 서천군에 비해 짧지만 예산은 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된다. 외국의 희귀조류도 전시하고 철새 탐조투어를 한다. 군산은 뛰어난 철새 탐조시설을 자랑한다. 지난해 10월 성산면 성덕리에 철새조망대를 건립했다. 105억원을 들여 세운 조망대는 11층 건물 높이(56m)의 타워 형태다.

군산시 김진권 철새관광페스티벌준비단장은 "탐조 시설이 월등한 군산으로 탐조객이 몰릴 것"이라며 "관광객 50여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 공동 개최 제안을 거부하고 단독 개최를 고수한 것은 서천"이라며 "관광객이 탐조 지역을 선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금강 하구 철새도래지=천수만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꼽힌다. 하구둑을 중심으로 강 상류 쪽에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검은머리물떼새.가창오리 등 50여종 50여만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다.

서천=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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