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계 야인 최규일씨 40년만에 성대 명예 졸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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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 전각(篆刻)계의 야인(野人)’으로 불리는 전각미술가 현노(玄老) 최규일(崔圭一·61)씨가 성균관대에서 명예 졸업장을 받는다.

성균관대는 오는 26일 졸업식에서 1962년 야간 경제학과 2년에 편입학했다가 69년 생활고로 학업을 중단한 崔옹에게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경제학부 경제전공 명예 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崔씨는 독학으로 전각계의 일가를 이룬 대가로 한번 칼을 댄 자리에는 다시 대지 않는다는 ‘일도일각(一刀一刻)’기법을 창안했다.

미술계에서는 고정화된 전통적 전각기법을 탈피한 특유의 기법으로 한국의 원시적 조형성을 보여준 그의 창작 세계를 높이 사 ‘전각계의 야인’이라 칭해왔다.

崔씨는 최근 여성의 나체를 수묵으로 담아내는 누드크로키 활동을 벌여 프랑스·호주 등 해외에서도 수차례 전시회를 여는 등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60년대 학교를 다닐 때는 마차를 끌며 학비를 마련했었다”며 “못다한 학업을 이제라도 마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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