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스파이 러시아도 낌새 못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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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워싱턴=연합] 미 연방수사국(FBI)요원으로 15년간 옛 소련과 러시아를 위해 간첩활동을 하다 체포된 로버트 필립 핸슨(56)은 러시아측 담당자도 그의 신원을 모를 정도로 철저하게 신분을 위장했다고 루이스 프리 FBI국장이 20일 말했다.

핸슨은 자신을 담당한 러시아측 요원을 절대로 만나지 않았으며 비밀장소에서만 암호화된 메시지와 금품 등을 주고받아 러시아도 핸슨이 검거되고서야 자신들의 이중스파이가 핸슨이었음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핸슨은 'B' 라는 인물로만 알려져 있었고 편지에도 '라몬 가르시아' 라는 이름을 타이핑한 뒤 편지 겉봉에는 '짐 베이커' 'G 로버트슨' 등의 이름을 쓰기도 했다. 핸슨은 정체가 탄로날 것을 두려워 해 FBI기록을 지속적으로 체크했으며, 해외출장은 한사코 거부했다고 프리 국장은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0일 이 사건과 관련, "FBI 고참 요원이 러시아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것은 극히 심각한 일로 매우 혼란스럽다" 며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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