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뜨면 집값 떨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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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항공기 소음이 일정 부분 증가할수록 인근 아파트의 거래가격도 그에 비례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박사과정 이성태(李成泰.30)씨는 최근 열린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항공기 소음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 이란 논문발표를 통해 항공기 소음 평가단위인 WECPNL이 1단위 증가할 때마다 주택 거래가격은 0.47%, 평균 70만원 정도가 하락한다고 밝혔다.

항공기 소음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한 이같은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측정된 김포공항 주변의 항공기 소음도 70~90 WECPNL을 적용하면 소음도 90인 A지역 아파트는 소음도 70인 B지역에 비해 같은 조건이라도 1천4백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매매되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김포공항 주변인 서울 양천구.강서구, 경기도 부천시 등 건설교통부가 고시한 항공기 소음 피해지역내 아파트 2백2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7~8월에 실시됐다.

특히 아파트의 면적.노후도.방의 수.주차장.건설회사.층수 등도 동시에 분석, 주택 거래가격에 대한 항공기 소음도의 영향만을 따로 분석해냈다.

◇ WECPNL=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장하고 한국.일본 등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항공기소음 평가단위로 24시간 측정한 소음도 평균값에 낮.저녁.심야 등 시간대별 항공기 통과 횟수를 감안한 수치다.

같은 소음도라도 심야시간(오후 10시~익일 오전 7시)에 통과 횟수가 많으면 소음도가 더 높은 것으로 판정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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