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앙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회 의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브르타뉴의 과거 역사의 재현이 아니라 역동성 넘치는 새로운 미래다. "

브르타뉴 지방의회 의장으로서 지역 분권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조슬랭 드로앙 프랑스 상원의원은 지역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서는 눈앞의 성과만 보지 말고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어떤 장기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교육으로 유능한 젊은이들을 양성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지역이 실력이 있어야 권한도 더 얻을 수 있다. 브르타뉴의 높은 교육열을 보면 미래가 희망적이다.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 합격률이 전국평균 61%를 훨씬 웃도는 70%로 프랑스에서 최고다. 취업을 위한 자격시험 합격률도 가장 높다."

- 브르타뉴는 어떤 산업에 주력하는가.

"자원도, 지리적 이점도 없어 3차산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 현재 브르타뉴의 일자리 중 60%가 3차산업에 속한다. 매년 2만2천개 이상의 일자리가 여기서 새로 나오고 있다. 특히 브르타뉴의 금융산업은 프랑스의 어느 지방보다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 지역의 역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지역의 역동성에 보다 강력한 엔진을 달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재정 자립도가 필수라고 본다. 이웃나라 스페인의 자치정부인 카탈루냐와 안달루시아의 재정수입이 주민 1인당 각각 1만2천5백프랑과 1만5천프랑인데 비해 브르타뉴는 그 10분의 1인 1천3백50프랑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진정한 지방발전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 초 국가 차원의 부가가치세율을 조금 내리는 대신 지방세에도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포함한 17개항의 지방자치 개선안을 내놓았다. "

-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보다 강경한 행동이 필요하지 않은가.

"절대 아니다. 지역주민들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권한확보를 요구하는 시위를 한 적이 없다.

분리나 자치 입법권을 요구하지 않아도 지방권한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1960년대에는 들고만 있어도 체포됐던 브르타뉴기가 요즘은 거리 곳곳에서 휘날리고 있다. 과거 학교를 하나 세우기 위해 교육부의 허가를 얻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브르타뉴의 정체성 인정을 요구한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질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필요하면 현재 지역 안에서만 머물고 있는 지역주의 논쟁을 전국 규모로 확대할 것이다. "

켕페르〓이훈범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