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허·양쯔강 하류 남한크기 땅 생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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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서부 내륙의 지속적인 토양침식이 중국 지도를 바꾸고 있다.

동부의 황허(黃河)와 양쯔(揚子)강(또는 長江) 하구에는 침식의 영향으로 2천여년 만에 한반도 절반 크기의 땅(퇴적토)이 새로 생겨났고 서부 지역은 환경파괴에 시달리고 있다.

광저우(廣州)의 양성만보(羊城晩報)는 최근 이같은 현상을 심도 있게 보도했고 지질학자 등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남벌과 경작지 확대의 영향으로 발생한 이러한 현상이 심각한 환경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늘어나는 육지 면적〓러시아.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셋째로 광활한 중국이 간척사업 없이도 해마다 30㎢씩 커가고 있다.

중국의 양대 강인 황허와 양쯔의 하구로 오랜 세월 토사가 유입되면서 새로운 퇴적지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孔子)가 살던 2천5백년 전을 기점으로 할 경우 두 강의 하구 주변에만 한반도 절반 크기의 육지가 생겼으며 중국 동부 해안선을 바꿔놓고 있다.

그 대표적인 도시가 장쑤(江蘇)성의 연해 도시 옌청(鹽城)이다. 1천년 전 송(宋)대 무렵만 해도 이곳은 망망대해(茫茫大海)였다.

그러나 1천년 가량 지속된 퇴적작용으로 이젠 면적 1만5천㎢에 인구 8백만명이 거주하는 중국 동부의 중요 도시로 탈바꿈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니라 벽해상전이 된 것이다. 퇴적작용은 지금도 계속돼 해마다 옌청시의 간석지가 바다 쪽으로 1백여m씩 전진하고 있다.

수만년 후 중국 동해안이 곧바로 한국과 일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황당한 가설도 나올 만한 상황이다.

◇ 축복인가 재앙인가〓이 현상을 놓고 중국 동부와 서부에서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부 해안지역은 새로운 농지나 유휴 토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반기고 있다. 또 두루미 등 희귀 조류들이 몰려들어 관광지로 개발될 잠재력도 크다.

그러나 토사를 흘려보낸 서부내륙의 입장은 정반대다. 황허 중상류 지방의 경우 한해 16억t의 토사가 유실됨으로써 간쑤(甘肅).칭하이(靑海).산시(山西)성 등지에서는 사막화가 가속되고 있다.

사막화는 다시 극심한 가뭄을 초래하고 이때문에 황사현상도 더 심해진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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