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니코바 바이러스 열성팬이 유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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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세계 컴퓨터 1백만대 이상을 감염시킨 안나 쿠르니코바 바이러스 배포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자수해 범행을 자백한 20세 용의자를 불구속 수사키로 했다.

네덜란드 사생활보호법에 따라 용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95㎞ 떨어진 스네크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서 '온더플라이(On The Fly)' 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던 용의자는 13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보낸 e-메일에서 "바이러스의 제작 및 유포자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보안을 강화토록 촉구하기 위해 배포했다" 고 주장했다.

용의자는 "나는 여성 테니스 스타 쿠르니코바(20.러시아)의 열렬한 팬이며 그녀는 이러한 관심을 받을 만하다" 며 "피해가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고 경찰에서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그는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능력은 없고 '바이러스 툴키트' 라는 초보자용 바이러스 제작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하기에는 혐의가 충분하지 않아 용의자를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으나 개인 재산과 컴퓨터 프로그램 파손 혐의로 최고 징역 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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