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 스님, 그 숭엄한 발자취 따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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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후퇴로 전선이 밀릴 무렵인 1951년 정초 국군 장교가 강원도 오대산의 월정사와 상원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고 절에 들이닥쳤다. 그때 한 스님이 법당에 앉아 버텼다. 법당을 지키는 것이 자기 도리이니 어서 불을 지르라는 위엄에 찬 으름장이었다. 장교는 그 중교적 숭엄함에 눌려 작전을 포기했다. 국보인 동종이 보존된 문화재 사찰 상원사가 남아있게 된 그 유래는 선우휘의 단편소설 '상원사'에 묘사된다.

지금 386세대들이 중.고교 교과서에서 읽었을 이야기의 주인공이 한암(漢岩) 중원(1876~1951.사진)스님. 해방 이후 조계종을 창종했으며 초대 종정을 지내 현대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으로 존경받고 있는 한암의 생가가 복원된다. 생가 복원은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와 강원도 화천군(군수 정갑철)의 공동 프로젝트.

경허(鏡虛)스님을 스승으로, 만공(滿空)스님을 도반으로 두었다는 이력의 한암의 생가(강원도 화천군) 복원은 폐사지인 계성사 복원, 일반인을 위한 불교문화수련관 건립 등과 함께 추진된다. 장기적으로 이곳을 오대산의 명소로 만든다는 복안에서다.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총 94억원이 소요될 생가와 기념관은 건평 91평. 생가는 화천지방의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었던 목조건물이다.

한암 스님의 유물을 전시할 기념관엔 화천군 불교 유적을 소개하는 자료를 전시해 방문자들에게 한암뿐 아니라 불교 이해를 돕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한편 고려 중기 때 건립된 계성사는 건평 98평 규모로 복원되며 계성사지에 대한 지표조사를 바탕으로 극락전.요사채.산신각.종각.석탑.석등 등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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