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밴쿠버] 13위 곽민정 ‘4년 뒤엔 언니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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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케이팅을 펼치 는 곽민정. [밴쿠버=연합뉴스]

김연아가 우승하던 날 ‘제2의 김연아’는 새로운 전설의 서문을 쓰고 있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최연소 선수이자 피겨스케이팅 최연소 참가자인 곽민정(16·군포수리고)이 두 번째 출전한 성인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예비 피겨 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곽민정은 26일(한국시간)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02.37점(기술점수 53.57점+예술점수 48.80)을 기록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53.16점을 받아 16위로 피겨스케이팅 출전 자격을 따내더니 합계 155.53점으로 최종 순위를 13위까지 끌어올렸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종전 최고 점수(101.03점)를 1.34점 높이며 합계 기록도 0.82점 경신(종전 154.71점)했다. 4년 후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출전 선수 24명 중 12번째로 나선 곽민정은 배경 음악 ‘레미제라블’에 맞춰 경쾌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몸놀림을 펼쳐 보였다. 연기 초반 트리플 플립의 착지가 조금 흔들렸고 콤비네이션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후반부 점프는 실수 없이 깔끔하게 처리했다. 스파이럴 시퀀스와 레이백 스핀은 완벽히 소화하며 1점씩의 가산점을 받았다.

곽민정은 경기 후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는 메달리스트보다 더 밝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그는 “(점수를 보고) 찡했다. 큰 대회에 나와 경험만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나 기쁘다”며 “2014년 소치 올림픽에 또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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