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2년만에 감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소비지출이 둔화하면서 그동안 꾸준히 증가하던 은행의 가계대출이 2년만에 감소세로 바뀌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월 중 자금시장 동향' 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천4백67억원이 줄었다. 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하기는 1999년 1월 9천8백억원이 줄어든 뒤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소비지출 둔화로 가계의 대출수요가 줄어든 데다 은행들이 위험성이 낮은 소매금융에 집중하면서 가계대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황석환 국민은행 가계금융팀장은 "통상 1월에는 기업의 상여금 지급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지만 올해는 경기침체로 가계대출이 지난해처럼 많이 늘지 않을 게 확실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기업대출이 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발행도 증가해 경색됐던 자금시장이 조금씩 풀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는 4천4백29억원의 순발행을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발행이 상환보다 많았다.

한은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시행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감소하고 국고채 유통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대체 투자수단으로서 회사채 매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8천3백67억원과 5조2천9백47억원이 순상환됐던 기업어음(CP)도 올 1월엔 5조3천9백47억원이 순발행됐다.

특히 그동안 발행이 힘들었던 A3 등급의 CP 발행이 크게 늘었으며 투기등급 업체의 발행도 부분적으로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3조9천6백억원이 줄었던 기업 대출도 지난달엔 3조8천8백76억원이 증가했다.

정철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