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구조조정 잘돼야 주식도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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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일 증시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간담회를 했다.

진념(陳稔)경제부총리.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과 박창배(朴昌培)증권거래소이사장.강정호 (姜玎鎬)코스닥증권사장 등 1백20여명이 참석했다.

金대통령은 먼저 "4백50만 투자가들이 지난해 1백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데 대해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고 위로했다.

"때로는 밤잠을 설쳤다" "매일 증시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金대통령은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선물을 꺼냈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율을 대폭 늘리겠다는 약속이다.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는 다짐도 했다.

이날 오후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38포인트(2.66%) 오른 591.57로 마감됐다.

그렇지만 金대통령은 '경기부양보다 개혁이 우선' 이란 기조를 유지하려 했다.

金대통령은 "증시 활성화에 왕도(王道)는 없고 정도(正道)만 있다" 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경쟁력.가치를 높여야 주식도 팔린다" 고 강조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노조가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불법.폭력 노사분규는 "정권의 안위(安危)를 걸고 극복하겠다" 고 다짐했다.

LG증권 오호수(吳浩洙)사장 등은 회사채 신속 인수 제도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적시의 조치였다" 고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비판을 받았는데 그렇게 평가하니 감사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金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도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단기에 그쳐야 한다고 했다" 며 "긴급조치보다는 근본적으로 증시.기업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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