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인신매매와 전쟁" 선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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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럽연합(EU)이 '현대판 노예와의 전쟁' 을 선포했다.

유럽연합 15개 회원국 법무.내무장관들은 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인신매매와 불법착취 등을 근절하기 위한 특별 회합을 갖고 '현대판 노예와의 전쟁' 을 선포했다.

유엔 등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해외로 팔려가 경제적.성적 착취를 당하는 현대판 노예는 세계적으로 약 9백만명에 이르며 해마다 1백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는 최소 50만명이 노예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대부분 동구권 국가의 젊은 여성들이 유모나 해외 모델 취업광고에 속아 인신매매 피해자가 된 경우다.

특히 발칸지역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유럽 최대의 노예시장은 사라예보" 라고 경고할 정도로 인신매매가 횡행하고 있다.

EU 전체의 불법이민 중 약 10%가 발칸지역 출신이며 EU 가입절차를 밟고 있는 슬로베니아의 경우 지난해 불법 이민수가 3만6천명으로 전년에 비해 1백% 가까이 증가했다.

슬로베니아와 3백㎞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도 지난해 불법이민이 2만명이나 돼 골치를 앓고 있다.

EU는 불법이민 모집과 수송.숙박 등 모든 관련행위에 대해 최소 6년 이상의 징역, 잔혹행위.착취.범죄조직 가입 등은 10년 이상의 가중처벌을 하기로 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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