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농협 금리 내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북 익산지역 농민들이 올들어 처음으로 단위농협의 상호금융 대출금리 인하 조치를 이끌어냈다.

익산시 용안농협은 6일부터 상호금융 대출금리를 지금까지의 연리 12.5%에서 11.0%로 1.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또 왕궁농협도 현행 11.9%인 대출금리를 이달 10일부터 10.2%로 인하하고, 오는 7월 1일부터는 다시 10.0%로 0.2%포인트 추가인하하기로 했다.

이들 농협의 잇단 금리인하 조치는 앞으로 타지역 단위농협들이 금리를 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익산지역 농협의 이같은 조치는 농민 조합원들의 끈질긴 요구와 지속적인 투쟁의 결과다.

농민회는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이 3∼4% 포인트인데 비해 단위농협은 5∼6% 포인트의 높은 마진을 취하고 있다"며 각 지역별로 대출금리 인하협상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1,2일에는 용안 ·왕궁농협의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익산 농민회는 1999년에도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아래 14.5%까지 치솟았던 농협의 고금리 인하 투쟁을 펼쳐 전국 최초로 12%대로 끌어내렸다.

익산시 농민회 황만길(37)정책실장은 “단위 농협들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타지역 점포의 눈치를 보느라 실제 행동을 옮기는데 소극적”이라며 “다른 지역의 단위농협들도 금리를 적정수준으로 낮출수 있도록 협상과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