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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은행 경영정상화 약정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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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6개 은행과 이행약정서(MOU)를 체결한 것은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부실은행을 빨리 정상화해 국민 세금을 되도록 줄이겠다는 뜻이다.

MOU의 큰 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동양증권 유재철 리서치팀 과장은 "해당 은행이 달성해야 할 기준을 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면서 "문제는 그 실행" 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 구경회 연구위원은 "우량 은행과 경쟁을 벌이면서 예대마진을 늘리기 어렵고 하루 아침에 외형을 키우기도 힘든 판에 점포와 자회사 정리 등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불가피한 선택" 이라고 진단했다.

6개 은행이 내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동국대 김종일 교수는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더라도 금리가 높아야 시장에서 소화될 것" 이라며 "은행들이 MOU를 지키지 못할 경우 벌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에 따라 MOU 목표를 2분기 이상 지키지 못한 은행에는 ▶임직원 문책.해임▶합병.계약이전(P&A)등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고, 추가로 점포.자회사 정리를 요구할 방침이다.

은행별 MOU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빛은행〓내년까지 공적자금 지원과 별도로 3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같은 기간에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고정이하 여신(4조8백82억원)과 무수익 고정자산(1천2백77억원) 매각을 통해 은행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내년까지 점포 10개와 자회사 2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 서울은행〓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3억달러 이상 발행하도록 돼 있다. 고정이하 여신(1조9천35억원).무수익 고정자산(6백24억원)을 매각해야 한다.

은행측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3천억원 늘리기로 예보와 합의했다. 소매금융은 물론 중소기업 금융도 많이 하기로 했다.

◇ 평화은행〓6백5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이하 여신(4천4백78억원)을 매각하기로 했다.

국내 유일의 근로자 전문 은행으로서 가계를 포함한 근로자 금융의 지속적인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대신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대기업의 거액 여신과 국제 투자.융자업무는 제한적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 광주은행〓▶3백억원의 후순위채 발행▶고정이하 여신(3천7백51억원) 매각▶무수익 고정자산(2백63억원)매각 등을 내년까지 이행해야 한다. 경비 절감을 위해 올해 임금의 15%인 98억원을 반납하기로 했다.

◇ 제주은행〓▶3백3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고정이하 여신(8백36억원) 매각▶무수익 고정자산(11억원) 매각 등을 내년까지 이행하기로 했다.

◇ 경남은행〓▶7백억원의 후순위채 발행▶고정이하 여신(3천5백56억원) 매각▶무수익 고정자산(2백66억원) 매각 등을 합의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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