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실명제 도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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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입 전형제도 개선을 위한 전국대학입학처장회의가 130개 대학 15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20일 서울 중앙대에서 열렸다. 변선구 기자

전국 4년제 대학 입학처장 등은 입시 전형에 학생의 개인 차이를 반영할 수 있게 하고, 일선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내신 실명제'를 도입하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20일 오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주최로 서울 중앙대 대학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입전형제도 개선을 위한 입학 관련 처.실장 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는 전국의 130여개대 입시 관련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뒤 대교협 이현청 사무총장은 브리핑을 통해 "입학처장들은 고교등급제 등의 문제의 원인이 내신의 변별력과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다양한 적성과 자질을 갖춘 학생을 뽑아야 하고, 이를 위해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입학처장들은 고교 내신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적을 매기는 교사의 이름을 명기해 내신 부풀리기를 막자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학력 차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교사학력추천제'를 시행하자는 데도 대부분 찬성했다. 교사가 특별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 우수 학생을 추천하면 대학이 이를 전형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자는 것이다. 학교 간 격차를 반영해'학력연좌제'라는 비판을 받는 고교등급제와 달리 개인 간 차이를 인정하자는 주장이다.

대교협은 전국 입학 처.실장 등으로 입시 관련 대책팀을 구성, 다양한 입시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본고사 부활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의 틀을 가지고도 대학이 잘 조합해 개발하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한편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전교조와 일부 시민단체가 '몇몇 사립대에서 본고사를 본다'고 비난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과거처럼 국.영.수 위주의 지필고사로 모든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일부 특별전형이나 특정 모집단위에서 지필고사를 치르게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고교등급제 논란과 관련해서는 "선배의 성적으로 현재의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법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고교 간 학력차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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