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나는 준비된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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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위한 공식 취임축하 행사가 18일 워싱턴 시내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음악회를 시작으로 개막됐다.

'미국의 정신을 함께 축하하자' 를 주제로 내건 이번 취임행사는 20일 오전 11시30분 대통령 취임식으로 절정에 이르며 21일까지 계속된다.

*** 리키 마틴과 즉석 춤판

○…CNN 토크쇼 사회자인 래리 킹의 사회로 진행된 축하음악회는 이날 오후 3시30분 시작됐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지명자 등 차기 행정부 각료 지명자들이 대거 참석했고 부시의 당선에 도움을 줬던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내무장관도 모습을 나타냈다.

행사가 시작되고 한시간쯤 지나 부인 로라, 딕 체니 부통령 부부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부시 당선자는 짤막한 연설에서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으로 봉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직무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직은 특정한 한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자리" 라며 대선에서 드러난 정치적 분열을 극복하고 모든 미국인들에게 봉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라틴 록 가수 리키 마틴이 공연 도중 관람석에 앉아있던 부시 당선자를 무대로 끌어올려 함께 춤을 추도록 하면서 음악회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으며 화려한 불꽃놀이가 10여분간 이어졌다.

*** '제발저린' 기업 찬조행렬

○…부시 당선자는 18일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릴지도 몰라 취임식장에서 부모님을 쳐다보진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13분 길이의 연설문을 준비했으며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기업들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취임행사 비용 명목의 거액 찬조금을 납부 중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한달 동안 3천5백만달러(약 4백20억원)가 넘는 거금이 모금됐으며 이 돈의 대부분은 찬조금 형식을 빌려 기업들이 낸 소위 '공식적인 정치자금' 이라고 꼬집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처음 당선했던 1993년 당시 취임식 행사 찬조금은 3천1백만달러(약 3백70억원)였으며 97년 재선 때에는 2천3백70만달러(약 2백85억원)였다.

가장 많은 찬조금을 낸 기업은 호텔체인인 매리어트 그룹으로 자회사들을 동원해 75만달러를 내놨다.

모금액 중 상당 부분은 에너지 관련 기업, 제약회사, 프로 스포츠팀 등 정책변화에 민감한 기업들과 아메리칸항공.아메리카 온라인(AOL).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부로부터 반독점 혐의를 받아왔던 기업들이 낸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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