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일 월드컵 명칭 변경'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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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002년 월드컵의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식 명칭은 '2002 FIFA(국제축구연맹) 한국.일본 월드컵' 이다.

정몽준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은 지난 16일 오전 외신기자 회견에서 "일본측이 대회 명칭을 '일.한 월드컵' 으로 바꾸려는 것은 공동 개최 합의에 어긋난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날 오후 열린 오사카의 'D-500' 카운트 다운 전광판 점등식 행사 때 한자와 일본어로는 '2002 FIFA 월드컵 일본.한국' 으로 표기했다. 또 개최 도시인 시즈오카의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도 동일하게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을 비롯한 국민 사이에 일본을 강하게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 네티즌 반응〓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글들은 대부분 일본의 비열한 행동을 비난하고 있다. 한 축구팬은 "일본은 결승전이라는 실리를 취하고 한국은 명분을 얻은 것이었는데 이제 일본이 명분마저 가져가려 한다" 고 했다.

또 정몽준 위원장의 말대로 "결승전을 한국에 양보하면 명칭을 일본에 양보할 수 있다" 는 반응도 있었다.

◇ 일본 조직위 입장〓일본은 FIFA로부터 국내에 한해 한자 표기로 일본을 먼저 쓸 수 있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일본 내 한자 표기를 멋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조직위 입장〓지난 5일 일본조직위 엔도 사무총장의 최후통첩식 전화를 받은 조직위는 11일 FIFA에 공식 서한을 보내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미온적이었으나 정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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