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패스트패션 또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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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판 ‘자라’인 ‘미쏘(MIXXO)’가 명동에 둥지를 튼다. 이랜드그룹은 22일 “5월 서울 명동에 1500m²(약 450평) 규모의 미쏘 1호점을 연다”며 “20~40대 한국 여성을 위한 대표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안에 6개 매장의 문을 열고, 2011년부터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미쏘는 자라·H&M 등 글로벌 패스트패션(유행에 따라 빨리 바꿔 내놓은 패션) 브랜드에 맞설 토종 여성복이다. 연간 1만 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보통 여성복 브랜드가 연간 1000개 제품을 선보이는 것에 비해 엄청난 물량이다.

또 매장 제품 중 30~40%를 매주 신상품으로 바꾼다. 그만큼 유행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

가격은 경쟁업체의 60% 수준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에 전용 생산공장을 세워 물류 유통기간을 24시간으로 줄였다고 이랜드는 밝혔다. 시각상품디스플레이(VMD) 전문가를 매장 관리자로 정해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이랜드 관계자는 “3년 동안 준비해 기획·생산부터 판매까지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든 브랜드”라며 “글로벌 업체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선보인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일본의 유니클로와 스페인의 자라 등 해외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이랜드는 지난해 11월 이들 업체에 ‘스파오(SPAO)’ 브랜드로 도전장을 냈다. 그리고 이번에 여성복 라인에 집중한 미쏘를 개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스파오가 기본을 강조한 유니클로와 겹치는 브랜드였다면, 미쏘는 패션을 강조한 자라·H&M과 경쟁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성수 회장은 “2013년까지 자라·H&M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성복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쏘는 ‘Mixology’(칵테일 만드는 기술)에서 따온 이름이다. ‘패션계의 바텐더’가 되겠다는 뜻이 담겼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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