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황제 존슨, 트랙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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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올림픽 사상 최초로 육상 남자 4백m 2연패의 위업을 이룬 마이클 존슨(34.미국)이 은퇴를 선언했다.

'황금 신발의 사나이' 존슨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스포츠 상' 시상식 기자회견에서 "트랙 밖에서의 인생을 이미 설계했다" 며 "8월말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굿윌게임이 고별무대가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은퇴 이유에 대해 "지쳤고 인생을 즐기고 싶다" 며 "NBC 텔레비전의 육상 중계와 올림픽 관련 사업을 돕겠다" 고 덧붙였다.

존슨은 상체를 똑바로 세우고 짧은 보폭을 유지하는 특이한 주법으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14번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신기록을 여섯번 작성한 단거리의 황제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1천6백m 계주에서 금메달을 챙겼던 존슨은 이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백m.4백m 2관왕, 시드니 올림픽에서 4백m.1천6백m 우승 등 올림픽에서만도 다섯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현재 2백m(19초32).4백m(43초18)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드니 올림픽 1천6백m 계주 금메달을 따내고 존슨은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 고 말한 바 있다.

존슨은 "누가 당신의 최대 라이벌이었느냐" 는 질문에 "프랭키 프레데릭(나미비아)이다.

모리스 그린(미국)은 아직 멀었다" 고 지적해 그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그린은 시드니 올림픽 2백m.4백m 2관왕 재도전을 노렸던 존슨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였다.

한편 이날 자선경매에서는 존슨이 시드니 올림픽 4백m 결선에 신고 나오려고 했던 '황금 신발' 이 11만파운드(약 2억원)에 팔렸다.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가 특별 제작한 이 신발은 발등 부분에 순금 알갱이를 촘촘히 박아넣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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