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빙판 골목길 '녹이기' 구슬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폭설 뒤 강추위가 계속되자 주택가 골목마다 두꺼운 빙판이 남아 주민들의 보행과 승용차 통행이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일선 구청들이 골목길 빙판제거에 나서고 있으나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있다.

◇ 제설작업 본격화〓서울시는 경사지가 많은 산동네 위주로 지난 13일 부터 제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각 구청별로 동사무소와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등 직능단체 회원들 중심으로 이면도로의 결빙된 잔설을 일일이 제거하고 있다.

고지대 비탈길이 많은 관악구 신림9동은 14일 동사무소.구청직원과 공공근로자 등 1백여명을 동원, 포크레인과 곡괭이를 가지고 얼음을 깻다.

그러나 이미 언 길에는 염화칼슘을 뿌려봐아 별 효과가 없고 제설작업은 광산에서 돌을 깨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진척이 더딘 실정이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최근들어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로 바뀌면서 직원이 3분의1 가량 줄어들어 골목길 치우기가 힘들다" 고 말했다.

시는 그나마 준비해둔 염화칼슘도 이미 75%나 써버려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 주민참여 유도〓서울시와 구청들은 공무원들의 힘만으로는 제설과 빙판 제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 제설대책본부 관계자는 "산동네의 통.반장집 등을 중심으로 서울시내 3천2백여개 지점에 염화칼슘 보관소를 마련했다" 며 "임시 반상회를 열어 주민들이 자기 집 앞만이라도 깨끗하게 정리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하지만 '골목길 빙판 제거에 나선 '일부 주민들은 행정기관의 준비 부족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사는 金모(49.회사원)씨는 "길이 꽁꽁 얼어붙어 치우려고 했으나 장비가 없다" 며 "직접 치우겠다고 나서는 시민들에게 적어도 물품이라도 충분히 지원해 줘야 하지 않느냐" 고 말했다.

김성탁.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