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채용규모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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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기도 평택공업단지에서 자동차나 노트북용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직원 100명 규모의 대성공업. 이 회사는 하반기에 생산직은 뽑지 않고 기술연구직만 5~6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생산직을 포함해 1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대성공업의 장익상 총무부장은 "앞으로 납품 물량이 좀 늘더라도 충원은 가급적 않기로 했다"며 "품질경쟁에서 뒤지기 않기 위해 기술직만 보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이 300명 이하인 중소기업 중 지난해보다 인력을 뽑겠다는 업체는 다소 늘었지만 채용 인원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충원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취업포탈 업체 잡코리아가 전국의 중소기업 1450개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는 업체는 70.8%로 지난해(62.7%)보다 다소 늘었다. 그러나 채용 규모는 업체당 약 4명으로 지난해(9명)의 절반도 안됐다. 조사 대상 업체의 채용인력을 직종별로 나누면 영업직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생산직이나 영업관리 등의 순이었다.

정보기술(IT)업체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의 콜센터를 구축해주는 ㈜브리지텍은 지난해 영업과 관리, 연구.개발직을 포함해 1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연구.개발 분야에 2~3명만 채용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고형진 팀장은 "재무나 회계 쪽에 일손이 모자라지만 신규 프로젝트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력을 보충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신전송장비 개발업체인 ㈜텔리언의 김세종 팀장은 "품질관리직 몇 명을 뽑을 계획이지만 채용 규모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잡코리아의 김화수 사장은"중소기업의 채용 규모가 크게 준 것은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충원계획을 최소화하는 업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잡코리아의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이 채용하려는 경력직은 2700명에 달했다. 채용 직종은 전문성이 쌓인 연구.개발이나 정보통신직이 많았다. 취업업체의 관계자는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중소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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