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배당, 어느때보다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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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배당 투자의 계절이다. 배당을 받을 수 있는 12월말 결산일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기업들의 올해 배당성향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경우 은행 예금금리를 훌쩍 넘는 시가대비 5%대 이상의 배당수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배당주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이미 KT&G는 현 주가대비 5.3%에 해당하는 주당 1600원의 배당을 약속했다. 고유가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 정유사들도 7%선의 시가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하지만 배당 전후의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자에 뛰어들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특히 올해는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배당 예상 종목들의 주가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 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44개 배당지수(KODI) 구성 종목들의 주가는 평균 8.34%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5.82%포인트 앞지른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수익률 상위기업들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실제 배당이 실현되는 12~1월 사이에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배당 디스카운트' 효과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자칫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삼성증권 유욱재 연구위원은 "지난 8월에 비해서도 고배당 종목들의 주가는 이미 많이 올랐다"며 "3분기 실적이 좋은 종목을 중심으로 현 주가와 예상 배당액을 비교해 투자종목을 선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주에 투자할 때는 단기 차익보다 장기 수익을 겨냥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분산 간접투자를 통해 배당 전후의 주가하락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배당주 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재순 투자분석팀장은 "중장기 투자 상품인 적립식 배당주 펀드의 경우 분산 투자를 통해 주가 변동의 위험을 줄이고, 배당 수익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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