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DJ가 나라 망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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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DJ 정권이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 5일 아침 김대중 대통령을 공격했다.

1996년 안기부 총선자금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망이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씨.황명수(黃明秀)전 의원.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 등 'YS계 출신 인사' 로 좁혀가고 있고 YS에 대한 서면조사도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 직후다.

그는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의 입을 빌려

"김대중씨가 하고 있는 것은 웃기는 짓"

"최후의 발악적 행위"

"김대중씨가 나라를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 고 험악하게 쏘아붙였다.

그간의 'DJ 망국론(DJ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 에서 한발 더 나아간 표현이라는 게 상도동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YS는 반격도 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어느 누구로부터 단 한푼도 받은 바 없고, 준 적도 없다" 며 "그러나 김대중씨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씨가 부정 축재를 통해 막대한 재산을 갖고 있고 국민이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다" 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朴의원은 "DJ가 대통령이 된 뒤에도 돈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얘기" 라며 "YS가 몇가지 단계적 결심을 하고 있고, 앞으로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 이라고 예고했다.

朴의원은 "이른바 'DJ의 비자금' 장부 등 근거 자료가 있느냐" 는 질문에는 "YS가 어떤 분인데 그 정도 자료가 없겠느냐" 며 "(자료 공개 여부는)알아서 유추해 생각하라" 고 말했다.

YS 측근들도 부산해졌다. 6일 김광일(金光一)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상도동을 방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YS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사이의 거리가 좁혀질지에 대해 정치권에선 주목하고 있다.

朴의원은 "직접 연대할 가능성은 작다" 면서도 "결과적으로 그런 모양으로 보일 수는 있겠다" 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신년 인사차 김태정(金泰政)전 법무부장관, 김기섭.배재욱(裵在昱.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씨가 상도동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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