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고압적인 예술의전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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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연기획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우리 기획사는 지난해 12월 30일 예술의전당 공연장을 대관해 '밀레니엄 빅 플룻 콘서트 501' 을 열었다.

그렇지만 예술의전당 관계자들이 무성의하고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바람에 공연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예술의전당측은 공연 기획자나 연주자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일을 진행했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 우리들은 눈치보기에 급급해야 했다.

특히 연주회의 순조로운 진행을 도와야 할 무대감독은 "연주자를 위해 악보를 놓는 보면대를 설치해 달라" 는 요구까지 이유 없이 거절했다.

심지어 예술의전당측 진행요원들은 연주자가 무대 뒤 대기실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물을 마시려고 했으나 그것마저 제지했다. 대관 신청 때도 마찬가지였다. 리허설 룸의 사용은 당연히 대관 신청 순서에 따라 우선권을 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측은 순서를 무시하고 친분이나 명망에 의해 우선권을 부여해 우리는 리허설 룸을 사용하지 못했다.

예술의전당은 많은 음악인들에게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취지에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히 장소만 빌려주고 공연 진행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예술의전당에서 좋은 공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남궁용인.㈜남궁플룻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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