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꿈과 도전 추구하는 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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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우리는 꿈의 힘을 믿는다
김태진 지음, YBM 시사, 231쪽, 1만5000원

꿈을 좇는 기업인 혼다자동차와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인 혼다 창업자 고(故) 혼다 소이치로를 소개하는 책이다. 일본에선 혼다를 다룬 책들이 즐비한데 한국에는 도요타자동차나 소니에 비해 혼다를 연구한 책을 찾기 어려웠다.

도요타자동차는 일본의 오늘이고 혼다차는 일본의 미래라고 할 만큼 일본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이 혼다다. 자동차 생산 2년 만에 포뮬러1에 출전해 우승했고, 세계 최초의 2족 직립보행 로봇 아시모를 만들었다. 혼다는 자체 기술로 제트기까지 개발했고, 차세대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차에서도 도요타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그래서 ‘기술의 혼다’라고 한다.

▶ 혼다의 꿈과 도전정신은 세계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아시모’를 탄생시켰다.

물론 혼다는 1등 기업이 아니다. 매출과 순이익으로 따지면 도요타의 딱 절반 수준이고 세계 시장 점유율에선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9위다. 하지만 혼다는 일본 특유의 ‘모노쓰쿠리(제품 만들기)’를 상징한다. 창업자인 혼다는 초등학교만 다녔지만 언제나 꿈-도전-기술을 좇았다.

“우리의 모토는 ‘제일 곤란한 길’을 골라서 걷는 것이다”는 그의 말에서 혼다 정신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1971년 깔끔하게 은퇴하면서 자신의 주식을 모두 회사에 넘겨줘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겼다. 2003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설문 조사에서 혼다가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혼다는 실패를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실패를 장려할 만큼 도전정신을 중시하는 기업이다. 아예 실패 장려금까지 내걸 정도로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지향한다. 그러나 기술에 집착하는 혼다의 성공에는 평생의 파트너로 ‘경영의 달인’이라는 후지사와 다케오가 버티고 있어 가능했다. 이 두 사람은 일본 기업사에서 가장 절묘한 콤비로 꼽힌다.

이 책은 혼다의 꿈과 도전정신, 기업철학을 통해 침체된 한국의 기업가 정신을 깨우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본 국민들은 역대 총리가 누군지는 몰라도 일본이 낳은 걸출한 기업가인 혼다와 마쓰시타는 다 안다. 이미 30년이 넘은 이들의 행적을 언제나 새롭게 조명하면서 일본의 ‘모노쓰쿠리’ 정신을 일깨운다. 최근 다시 부활하는 일본 경제도 이런 밑거름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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