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입시 결과로 본 2011 대입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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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우 비상에듀 평가연구실장

지난 정시모집은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복수 합격자가 많았다. 이로 인해 군별 합격자의 연쇄 이동이 크게 늘어났다. 수시모집에서는 의학계열, 자유전공, 특성화학과 등 인기학과와 대학별 육성학과의 경쟁률이 높았다. 특히 수능수리·언어영역이 쉽게 출제돼, 주요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은 수험생이 정시 모집 합격을 기대해 수시모집 대학별고사에 응시하지 않은 경우가 다수 있었다. 이들 가운데 탐구 과목 성적이 부족해 정시모집에서 불합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1학년도엔 전체 모집인원의 60.9%(지난해 57.9%)를 수시에서 뽑는다. 특히 고려대 58%, 연세대 76%, 중앙대 61%, 한양대 59% 등 주요대학은 수시 모집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엔 수시모집 복수합격과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달로 수시에서 다 뽑지 못하고 주요대학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최초 선발 예정 인원의 20~60% 내외를 추가로 늘여 선발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수시 모집에서는 주요 대학별로 논술고사를 30%에서 100%까지 다양하게 반영했다. 특히 경희대·고려대·동국대·성균관대·숙명여대·한국외대는 일반전형 우선선발에서 논술 100%로 선발했다.

이 중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게 설정해 수능 성적과 논술고사 성적이 모두 우수한 수험생을 선발했다. 경희대와 동국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았다. 최근 출제 경향이 교과논술로 바뀌어 논술고사의 변별력은 한층 강화됐다. 그래서 논술 성적만을 활용한 선발이 크게 확대됐고,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폭 확대된다. 지난해 90개 대학에서 2만4622명을 선발했지만, 2011학년도에는 105개 대학에서 3만7628명을 뽑는다. 전체 모집정원의 10% 수준이다. 특히 수시모집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포스텍은 오로지 입학사정관제 전형만 진행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대부분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일정 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최종 면접을 실시한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수험생의 사고력·적성 및 역량·표현력 등 인지적 특성과 인성·흥미·태도 등 정의적 특성, 그리고 잠재력·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서류와 면접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2학년도엔 수능 시험 체제가 바뀐다. 수리영역 ‘가’형은 수학Ⅰ·수학Ⅱ·적분과 통계·기하와 벡터에서, ‘나’형은 수학Ⅰ·미적분과 통계 기본에서 문제가 나온다. 탐구영역은 최대 4과목 응시에서 1과목이 줄어들어 3과목까지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변화에 앞서 치러지는 2011학년도 입시는 ‘재수하면 불리하다’는 생각으로 전반적인 안정 지원 경향 추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집단위별 경쟁률이 높아지고 합격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여파는 수시 지원에서부터 큰 변화를 보일 것이다.

올해 재수생은 2009학년도 13만1849명, 2010학년도 13만5121명 보다 크게 늘어 15만 명 내외를 예상한다. 이들까지 안정 지원을 선택하면 금년 정시 모집의 경쟁은 매우 치열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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