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잠실 농구장 안내방송 영어 남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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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잠실체육관에서 프로농구를 봤다.

관중의 편의를 위해 선수가 득점을 하거나 반칙을 했을 때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이름과 득점 또는 반칙 내용을 방송을 통해 알려줬다. 그런데 이 안내방송이 영어 일색이라 귀에 거슬렸다.

2점 득점은 '투포인트' , 자유투 두 개는 '프리드로 투샷' , 공격자 반칙은 '오펜스 파울' , 수비자 반칙은 '디펜스 파울' 이라고 하는 등 모두 영어투성이였다.

물론 이런 영어를 이해하는 관중이 상당수고, 일종의 '관행' 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말로 된 용어를 사용해도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구태여 영어로 된 농구용어를 사용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었다.

프로농구가 생기기 전 농구장에서는 요즘처럼 영어를 남발하지는 않았다.

2점슛을 성공하면 '2득점' 이라고 했고 3점을 얻으면 '3득점' 이라고 안내방송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방송 등에서 영어가 남발돼 우리말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관중들의 편의를 위해 장내 방송을 한다면 쓰기도 편하고 듣기에도 좋은 우리말 용어를 사용했으면 한다.

정의석.중랑경찰서 면목2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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