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 파업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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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민.주택은행 노조가 22일 오전 파업에 들어가자 전국 대부분의 지점에서 정상 영업이 이뤄지지 않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국민.주택은행의 대부분 지점에서는 계약직 3~4명만이 자리를 지켜 단순 입출금 업무 외에 대출상담.외환.신용카드 업무 등으로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일부 지점은 현금 입출금기(ATM)만 가동하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이들 두 은행에는 회사보다 개인 고객이 많아 연말과 주말을 맞아 어음교환.대출 등으로 바쁜 서민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에는 직원 2명과 청원경찰 3명만이 자리를 지켜 196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점이 영업 개시를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의도 주택은행 본점 영업부도 직원 40명 중 계약직 10명이 출근해 제한적인 업무만 진행했다.

친정 아버지의 퇴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탁통장을 해약하러 주택은행 서울 대학로지점을 찾은 鄭모(37.주부)씨는 은행 문이 닫혀 있자 셔터문을 발로 걷어차며 불만을 표시했다.

국민은행 서울 테헤란로지점의 경우 오전 현금 입출금기 5대 중 4대가 현금 부족으로 멈춰선 데 이어 나머지 1대마저 중지되자 30분 이상 줄을 서 있던 고객들이 "아예 문을 닫아라" 며 은행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이틀째 농성을 계속해온 두 은행 노조원 1만5천여명은 이날 저녁 두 은행 합병 발표가 나오자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노조 간부들은 노조원들에게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며 "합병이 철회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자" 고 독려했다.

기선민.하재식.정효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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