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제천시 '장례 지원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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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누구나 상을 당하면 경황없이 일의 두서를 못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충북 제천 사람들은 이제 그런 걱정은 일단 접어도 좋다. 제천시가 운영하는 '장례지원반' 덕택이다.

시민들이 전화로 읍.면.동사무소나 시청 당직실에 연락하면 곧바로 장례지원반이 출동, 자문에 응한다.

빈소를 꾸며주고 천막.난로.근조 등, 옥외 등도 설치해준다.

조객맞이에 필수인 국그릇.종지.접시.수저를 각각 2백~3백개(벌)씩 빌려주고 교자상과 쟁반도 5개씩 직접 갖다 준다. 관을 덮는 명정(銘旌)이나 축문을 대신 써주기도 한다.

제천시는 동시에 9가구가 상을 치를 수 있는 물품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지원반에는 1t트럭을 항시 배차해놓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4백50만원 정도여서 한번 도움을 받은 시민들은 두고두고 고마움을 표시한다.

제천시는 1998년 2월부터 건전생활체육과 직원 4명으로 이같은 장례지원서비스를 시작했다.

취지는 시민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도움의 손길을 줌으로써 진정한 봉사행정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첫해와 지난해의 신청건수는 각각 3백77건.4백77건. 올해는 지난 20일 현재 4백42건으로 하루평균 1.3건이 접수됐다.

서비스 개시 이래 한 건도 접수가 되지 않은 날이 3일뿐이었으며 많을 때는 출동 건수가 하루에 11번에 이른 적도 있다.

때문에 초창기 4명에서 6명으로 직원이 늘긴 했지만 직원 모두 쉴 틈조차 없다.

김광영(金光永.52)담당계장은 이 업무를 맡은뒤 지금까지 명절과 휴일을 포함해 한차례도 쉬지 못했다.

이들은 사례금을 일절 받지 않는다. 시민들의 칭찬이 자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시장실에는 심심찮게 감사의 편지가 배달된다.

金계장은 "새벽에 출동할 때도 많지만 일이 끝난뒤 진정으로 고마움을 표하는 유족들을 보면 피로가 사라진다" 고 말했다.

제천〓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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