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명문은 버거운 성적…하버드·MIT 동시 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과학고 2학년생이 내신에서 불리하자 유학을 준비, 조기 졸업과 함께 미국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와 MIT에 동시 합격했다.

주인공은 서울과학고 2학년 이규영(李珪瑛.17.사진)양. 李양은 국내 명문대 진학때 특목고 학생들이 내신에서 불이익을 보게 되자 해외 대학으로 눈을 돌렸다. 내신이 상위 10%선인 李양이 서울대에 지원하면 5등급이 돼 큰 폭의 감점이 불가피했다.

李양은 그러나 대학 교수인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녀 어학에 자신이 있었다.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토플 6백70점, SAT 1천5백50점(1천6백점 만점)의 높은 성적을 얻었다.

하지만 성적 외에 하버드대 입학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과외활동. 李양은 학교내 최초의 여학생 농구단 '니케' 의 창단을 주도하고 기숙사 여학생 대표를 맡았으며, 과학포럼.오케스트라 등 활발한 서클 활동을 펼쳤다. 이같은 경력이 하버드대의 인터뷰에서 높은 점수를 따는 비결이 됐다.

담임 교사인 남궁환(40)씨는 "국내 최고 대학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학생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이 입학을 허가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입시 제도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 라고 말했다.

한편 李양이 이번에 기록한 '조기 졸업→외국 유학' 코스는 매우 희귀한 경우. 보통 과학고에서 2학년을 마치고 KAIST에 진학하는 것과 달리 李양은 정식으로 조기졸업 과정을 마쳤다.

서울과학고의 경우 올해 5명이 조기 졸업했는데, 李양을 제외하곤 모두 연세대에 진학했다. 李양은 "하버드대에서 뇌의학을 전공하는 게 꿈" 이라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