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후유증' 영화화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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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포항을 배경으로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의 삶을 다룬 소설이 영화화된다.

포항시는 이 영화에 투자자로 참여할 지를 놓고 현재 고심중이다.

영화제작사 '아트뷰' 등은 최근 '슬로우 불릿' 영화제작위원회(위원장 방현석)를 구성, 19일 포항시에 제작비 30억원(홍보비 15억원 별도)중 10억원의 투자를 요청했다.

슬로우불릿(Slow Bullet)은 '느린 탄환' 이란 뜻으로 고엽제 후유증 환자를 가리키는 시사용어. 고엽제 후유증이 인간의 목숨을 서서히 앗아간다는 의미다.

슬로우 불릿의 원작자는 향토작가 이대환(李大煥.43)씨. 포항시 남구 대보면을 배경으로 우리나라 고엽제 환자 중 최초로 사망한 김길웅씨(본지 1994년 6월 28일자 보도)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제작위는 "영화의 배경이 포항이어서 포항시와 공동제작하면 관광홍보 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며 투자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국의 고엽제 환자와 가족이 10만명, 월남 참전용사가 50여만명이나 되고 미국.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도 고엽제 환자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흥행 가능성은 충분하다" 고 덧붙였다.

제작일정은 내년 3월까지 시나리오를 완성, 촬영에 들어가 2002년 3월 촬영을 마치는 것으로 돼 있다. 감독.배급사.제작진 등은 이미 내정된 상태다.

포항시는 영화가 포항을 배경으로 하는 데다 시민 상당수가 영화에 출연하는 등 이점이 많지만 실패할 경우 돌아올 책임 때문에 21일 의회 의견을 물어 투자여부와 투자금액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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