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독점 해결해야 위성방송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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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위성방송은 하늘의 방송이지만, 문제는 지상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19일 위성방송사업자 선정 소식에 "꿈만같다. 꿈의 채널을 만들겠다" 고 수사적인 소감을 말했던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 대표 강현두(서울대 언론정보학과.사진)교수는 20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특유의 수사법으로 말머리를 꺼냈다.

강대표가 지적한 '지상의 문제' 란 듣고보니 결국 지상파의 방송시장 독점 문제. 그는 '독점' 이라는 표현을 다소 주저하면서도 "문제는 판매의 독점이 아니라 컨텐츠 생산의 독점" 이라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프로그램 제작인력이나 제작설비가 대부분 방송사 안에 있지 않습니까. 방송사 밖에서 독립제작사들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합니다. "

강대표는 구체적인 지원책으로 KDB가 6백억원 규모의 컨텐츠 투자 조합을 설립할 계획을 세워놓은 것을 상기시키면서 "지상파 방송사가 마음을 열고 함께 해줘야 가능한 일" 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 방송3사의 독과점이나 다름없는 방송구조 개편과 독립제작사 육성은 방송학자들의 거듭된 주장이지만, KBS등 지상파 방송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KDB컨소시엄의 대표에게서 같은 말을 듣자 뉘앙스가 미묘했다.

강대표는 당면한 채널사업자 구성 문제에 대해서도 "KBS등 지상파방송사들은 수익성이 큰 채널보다는 공공채널에 주로 참여하도록 해 지상파방송사가 일방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일을 방지하겠다" 고 말했다.

하지만 강대표는 컨텐츠 확보와 함께 주요 난제로 지적되고 있는 재원 조달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적 사업인만큼 경기변동과 관계없이 추진할 것이고, 또 성공할 수 있을 것" 이라는 피상적인 견해만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한국통신 위성방송사업추진단 김진홍 단장은 "현재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3천억원의 초기 자본금 중 2천8백억원이 사업개시 후 2년 이내에 소모된다" 면서 이 기간에 일정 규모 이상의 수신자 확보가 사업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KDB는 셋톱박스 구입에 보조금을 대폭 지원하고, 10여 가지 쌍방향 서비스를 우선은 무료로 제공하는 등 초기 수신자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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