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월 9천명의 국내외 자원봉사자들이 국내 다섯 곳에서 1백20채의 집을 짓는 역사(役事)를 펼친다.
이번 행사는 다국적 시민단체인 '국제 해비타트' (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가 매년 벌이는 자원봉사자들의 건축 축제의 하나. 행사준비를 돕기 위해 이 단체 밀라드 풀러 총재가 지난 14~17일 한국에 다녀갔다.
특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인솔자로 직접 참여해 '지미 카터 특별건축사업' 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내년 행사는 한국 해비타트인 '한국 사랑의 집 짓기운동 연합회' (http://habitat.or.kr)가 주관한다.
집 지을 곳은 충남 아산시 도고면,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경남 진주시 명석면, 강원시 태백시 화전동, 경북 경산시 하양읍 등이다. 가구별 전용면적 16평에 각각 방 2개, 거실.화장실.주방이 딸린 다세대 목조 주택이다. 집의 골격은 목수가 만들고 일반 자원봉사자들은 내외장 공사 및 주변 정리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해비타트는 우리말로 '보금자리' 라는 뜻. 국제 해비타트는 1976년 '빈민층도 내 집을 가지면 자립 의지가 강해진다' 는 취지로 미국에서 설립한 기독교계 자원봉사 단체다. 지금까지 세계 77개국에서 10만채의 집을 수리하거나 지었다.
한국 해비타트는 92년 발족했으며 현재 의정부.태백.진주.서울.대구 등 7개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다.
그동안 한국 해비타트가 지은 집은 국내 78채, 해외 1백40채에 이른다.
지난 8월에는 자원봉사자 1천명이 참여해 전남 광양군에 32가구 규모의 '평화를 여는 마을' 을 조성했다.
이 축제의 특징은 자원봉사자들이 돈을 내고 노역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내년 행사의 경우 일반인은 23만원, 학생은 20만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 돈은 숙박비.식비.보험료 등으로 사용된다.
만 16세 이상의 남녀는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며 신청은 한국 해비타트(02-2267-3702)로 하면 된다. 신청기간은 내년 5월 31일까지. 수혜자들은 거저 집을 받는 것이 아니다.
건축비(3천만원 상당)를 15년에 걸쳐 무이자로 갚아야 하고, 자기 집 또는 남의 집 짓기에 5백시간 이상 동참해야 한다.
입주자를 선정할 때도 종교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만 건축지 인근에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 영세 가정이면 된다.
토지는 한국 해비타트 소유다. 상환금은 또 다른 집을 짓는 건축비로 쓰인다. 입주신청은 한국 해비타트에서 받는다.
한편 한국 해비타트는 몇 년 이내에 전국 50개 지역에 매년 3백채 이상의 집을 지어 영세 가정에 공급할 계획이다.
성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