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국제 해비타트' 2001년 한국서 자원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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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년 8월 9천명의 국내외 자원봉사자들이 국내 다섯 곳에서 1백20채의 집을 짓는 역사(役事)를 펼친다.

이번 행사는 다국적 시민단체인 '국제 해비타트' (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가 매년 벌이는 자원봉사자들의 건축 축제의 하나. 행사준비를 돕기 위해 이 단체 밀라드 풀러 총재가 지난 14~17일 한국에 다녀갔다.

특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인솔자로 직접 참여해 '지미 카터 특별건축사업' 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내년 행사는 한국 해비타트인 '한국 사랑의 집 짓기운동 연합회' (http://habitat.or.kr)가 주관한다.

집 지을 곳은 충남 아산시 도고면,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경남 진주시 명석면, 강원시 태백시 화전동, 경북 경산시 하양읍 등이다. 가구별 전용면적 16평에 각각 방 2개, 거실.화장실.주방이 딸린 다세대 목조 주택이다. 집의 골격은 목수가 만들고 일반 자원봉사자들은 내외장 공사 및 주변 정리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해비타트는 우리말로 '보금자리' 라는 뜻. 국제 해비타트는 1976년 '빈민층도 내 집을 가지면 자립 의지가 강해진다' 는 취지로 미국에서 설립한 기독교계 자원봉사 단체다. 지금까지 세계 77개국에서 10만채의 집을 수리하거나 지었다.

한국 해비타트는 92년 발족했으며 현재 의정부.태백.진주.서울.대구 등 7개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다.

그동안 한국 해비타트가 지은 집은 국내 78채, 해외 1백40채에 이른다.

지난 8월에는 자원봉사자 1천명이 참여해 전남 광양군에 32가구 규모의 '평화를 여는 마을' 을 조성했다.

이 축제의 특징은 자원봉사자들이 돈을 내고 노역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내년 행사의 경우 일반인은 23만원, 학생은 20만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 돈은 숙박비.식비.보험료 등으로 사용된다.

만 16세 이상의 남녀는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며 신청은 한국 해비타트(02-2267-3702)로 하면 된다. 신청기간은 내년 5월 31일까지. 수혜자들은 거저 집을 받는 것이 아니다.

건축비(3천만원 상당)를 15년에 걸쳐 무이자로 갚아야 하고, 자기 집 또는 남의 집 짓기에 5백시간 이상 동참해야 한다.

입주자를 선정할 때도 종교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만 건축지 인근에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 영세 가정이면 된다.

토지는 한국 해비타트 소유다. 상환금은 또 다른 집을 짓는 건축비로 쓰인다. 입주신청은 한국 해비타트에서 받는다.

한편 한국 해비타트는 몇 년 이내에 전국 50개 지역에 매년 3백채 이상의 집을 지어 영세 가정에 공급할 계획이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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