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자서전 판권료 96억원에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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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뉴욕주 상원의원 당선자인 힐러리 여사가 회고록 판권료로 미국의 유명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사로부터 8백만달러(약 96억원)를 받게 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이는 199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받은 사상 최고액인 8백50만달러에 이어 둘째로 많은 유명인사의 회고록 판권료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힐러리 여사가 퍼스트 레이디로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한 공직자 신분인데다 판권료가 워낙 거액이기 때문에 공직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힐러리측은 "판권료의 상한가 행진은 회고록의 시장가치를 반영한 것" 이라고 주장하며 "판권료 중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 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치활동 감시 시민단체들은 거액의 판권료가 공직윤리에 위배되는 '뇌물성' 계약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연방 상원은 상원의원의 판권료 수입을 규제하지는 않으나 상원 윤리요강은 상원의원이 저술을 대가로 받는 돈은 '정상적인 관행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힐러리는 회고록을 통해 8년 동안의 화려했던 백악관 생활을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며 남편의 바람기로 인한 심적 고통 등도 솔직히 토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이 회고록은 아직 한 글자도 쓰지 않은 상태다.

판권 획득에 성공한 사이먼 앤드 슈스터사는 이미 그녀의 사신(私信)과 포토 에세이 등을 묶어 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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