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 브라돌 회장 방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한국 지부가 설립되면 뜻있는 의사들이 좀더 많이 우리의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15일 내한한 세계 최대의 민간 의료단체인 '국경 없는 의사회(MSF)' 의 장 에르베 브라돌(42.사진.1999년 노벨 평화상 수상)회장은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방한은 지난주 발족한 한국지부 설립 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내년 7월 열리는 정기총회 인준 절차를 남겨놓고 있지만 사실상 한국지부 설립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브라돌 회장은 "3박4일의 체류기간 중 한국의 젊은 의사들을 만나 우리 단체의 박애.희생 정신 등을 알리고 폭넓은 의견을 나누고 싶다" 고 덧붙였다.

71년 발족한 '국경 없는 의사회' 는 세계 20여개국에 지부를 두고 르완다.소말리아.보스니아 등 분쟁 지역에서 정치.종교.인종 등 국경을 초월하는 인술 실천에 앞장서온 단체. 세계 어느 곳이든 24시간 내에 구호물자를 조달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홍콩.싱가포르 등에 지부가 있다.

이 단체에 가입하려면 인력관리 담당자와 직접 인터뷰를 해야 하므로 지부가 없는 나라에서는 참가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따라서 내년에 한국지부가 생기면 이 단체의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져온 의료 인력들의 참가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 단체는 96년부터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하다 98년 '의약품이 인도적 측면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는 의혹이 제기되자 중단한 상태.

이에 대해 브라돌 회장은 "그간 북한의 정치 상황이 많이 변했지만 우리는 순수 민간단체인 만큼 의약품 전달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지원을 재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16일 오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회를 연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