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코닝등 에너지 아껴 수백억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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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브라운관용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 수원사업장의 화장실은 불이 꺼져 있다. 인식 센서를 달아 사람이 있을 때만 불이 들어오도록 해놓았다.

또 제품창고의 천장에는 전등 대신 창문을 달아 낮에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식으로 치밀하게 에너지 소비를 줄여 지난 4년 동안 절감한 비용이 2백50여억원이다.

삼성코닝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인 기업체에 주는 '제3회 대한민국 에너지 대상' 에서 3년 연속해 에너지혁신경영부문 대상을 받았다.

또 고효율 설비를 들여와 올해 1백13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 삼성정밀화학(2년 연속)과 전사적인 에너지 절감운동으로 직원들이 해마다 2천건이 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LG석유화학이 공동 대상을, 폐유를 이용한 대체 연료를 개발해 5년 동안 1백억원의 비용을 줄인 성신양회공업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편 에너지 기술개발상은 국내 최초로 전전동식 사출성형기를 개발한 우진유압기계가 받았으며, 경동 가정용 콘덴싱 가스보일러.금강 발코니 전용창.효성 드라이비트 시스템 등 13개 상품이 에너지효율 우수제품으로 선정됐다.

또 삼성코닝의 박영구 대표이사.LG석유화학 노기호 대표이사.성신양회공업 박찬 대표이사가 에너지 효율 최고경영자상을 받았다.

◇ 삼성코닝〓매해 6백억원 규모의 에너지 비용을 지출하는 삼성코닝은 1997년에 에너지 효율 전담연구팀을 구성, 생산활동의 각 공정을 샅샅이 뒤지며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여 매년 에너지 비용의 10%를 절감했다. 전담팀 구성 첫해에 34억원, 이듬해부터는 해마다 61억~79억원씩의 비용을 줄였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공정을 개선했다. 온수(溫水)라인의 따뜻한 물과 냉각로 내부의 온도를 각각 15℃, 49℃씩 낮춰 연간 1억7천만원을, 대형 냉각팬 4대 중 2대의 가동시간을 단축해 연간 5천2백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박영구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매년 에너지 비용의 10%를 공정개선 활동에 투자해 3년 안에 투자비를 비용 절감으로 회수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삼성정밀화학에는 '에너지 경찰' 이 있다. 공장 곳곳을 누비며 에너지 누설 부위와 설비의 관리상태를 점검하는 직원들을 이렇게 부른다. 또 공정이나 설비를 재배치.재설계해 사용한 열을 다시 사용하거나 폐기되는 열을 회수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올해 공정을 효율적으로 개선한 게 70건이 넘는다.

◇ LG석유화학〓LG석유화학 여천공장에선 출근 차량에 직원들이 3명 이상 타지 않으면 회사 정문을 통과하지 못한다. 10부제는 기본이고 점심시간에 사무실 불을 끄고 나가는 것도 익숙해졌다.

이 회사는 93년부터 전사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한뭉치 운동' 을 펼쳐왔다. 에너지 비용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이르러 에너지 절감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제안하는 각종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채택함으로써 연간 에너지 사용 금액이 97년에 비해 1백35억원 줄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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