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EBS '애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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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애 니 (EBS 밤 9시)〓화가 출신으로 영화작업을 벌이다 만년에는 다시 화가로 삶을 마감한 존 휴스턴 감독의 작품. 해롤드 그레이의 만화 '고아소녀 애니' 가 원작. 고아 소년 이야기를 다룬 '올리버 트위스트' 와 상황설정이 비슷하다.

주인공만 여자로 바꾼 듯한 인상이다. 고아원에서 "내일은 뭔가 나아질 것" 이라며 노래 부르는 애니의 모습과 고아원을 둘러싼 인물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올리버 트위스트' 가 어두운 분위기의 리얼리즘 영화라면 '애니' 는 밝고 경쾌한 가족 영화다.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 중반. 폭군같은 원장의 구박을 받으며 고아원 생활을 하던 소녀 애니는 백만장자 대디 월벅스의 집에 잠시 입양된다.

빨강머리 애니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월벅스의 집은 분위기가 확 바뀐다. 집의 하인들은 물론이고 월벅스도 애니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월벅스는 애니의 친부모를 찾아 주고 싶은 마음에 상금을 내건다. 그러자 사기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대표작인 '말타의 매' (41년작)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휴스턴 감독의 작품은 화면 구도를 자세히 살필수록 영화를 읽는 맛이 깊어진다.

극중 인물의 비중이나 갈등 관계가 화면 구도에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원제 Annie.주연 아일린 퀸.캐롤 버넷.앤 레인킹. 82년작. ★★☆

(출처:레너드 몰틴의 '비디오와 영화 가이드 2000' .만점★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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