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정관계 로비의혹 밤샘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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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MCI코리아 진승현(陳承鉉.27)부회장의 금융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李承玖)는 수배 중이던 陳씨가 1일 자진 출두함에 따라 주가조작 등의 혐의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 3시 황토색 서류가방을 들고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검에 출두한 陳씨는 정.관계 로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陳씨가 일부 정치권 인사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포착하고 정치권 로비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陳씨는 "국정원 2차장인 김은성(金銀星.55)씨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며, 나중에 우리 회사에 있었던 金모씨로부터 나와 그분의 딸 사이에 혼담이 있었다는 얘기만 들었다" 고 말했다.

검찰은 陳씨를 상대로 ▶지난 4월 옛 아세아종금을 단돈 10달러에 인수한 경위와 스위스 프리밧방크 컨소시엄(SPBC)의 실체▶한스종금 신인철(申仁澈.구속)전 사장에게 23억원을 제공한 경위▶리젠트증권 주가조작 여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陳씨의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3일께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陳씨는 검찰에서 리젠트증권 주가조작과 관련, "i리젠트그룹의 짐 멜런 회장 지시에 따라 주식을 샀을 뿐" 이라고 주장했다.

申씨에게 전달된 23억원에 대해 陳씨는 "申씨가 주식매매 차익을 횡령한 것" 이라며 申씨가 구속 전 '내게 준 것으로 말해 달라' 며 부탁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에 제시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申씨와 전 리젠트증권 사장 고창곤(高昌坤)씨를 조만간 소환, 陳씨와 대질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검찰 주사보 출신 金모씨 등 브로커들이 陳씨로부터 수억원을 받고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을 확인하고 金씨 등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김기찬.채병건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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