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리듬 따라 격정의 춤 펄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 비는 "잠이 부족한 게 제일 힘들다"고 했다. 드라마.노래 둘을 다 잡으려는 강행군이 아무래도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는 데 걸림돌이 된 모양이다.

가수 '비'가 돌아왔다. 드라마 '풀하우스'에서 연기자로도 인기를 누린 뒤 다시 본업을 찾아 3집을 냈다.

3집 타이틀은 'It's Raining'. 멜로디보다 리듬감이 강조된 힙합이다. 곡의 제목은 '비(Rain)가 공연하고 있다'는 뜻. 지난 8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비는 열정적이고 힘있는 춤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비는 공연 전 "1, 2집 때는 못하는 부분은 숨기고 잘하는 것만 보여줬다. 3집에선 잘하는 건 모두 빼고 못하는 것으로만 채웠다"고 말했다.

자신있는 춤으로 쉽게 무대를 만든 게 아니라 자신없던 동작을 중심으로 안무를 구성해 실력을 끌어올렸다는 것. 역시나, 예전에 보지 못한 다양하고 격정적인 춤이 눈을 즐겁게 했다. 신곡 'I do'는 '풀하우스'에서 보여준 '곰 세마리'를 연상시키는 귀엽고 애교 섞인 안무로 단장했다. 조용하고 달콤한 노래인지라 노래하는 내내 비의 트레이드마크인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지난 히트곡인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부를 때는 상의를 찢으며 노래를 마무리하는 파격적인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공연장의 90%를 채운 10, 20대 여성은 열광했다.

눈은 즐거웠지만 귀는 썩 즐겁지 못했다. 춤은 훌륭했지만 노래는 불안했다. '나쁜 남자' '안녕이란 말 대신' '태양을 피하는 방법' 등 옛 히트곡과 새 타이틀곡을 부를 때는 그나마 실력을 보여줬지만 '11days' '지운 얼굴' 등 신곡을 부를 때는 음이 조금씩 떨어지고 흔들렸다.

이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