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금나라 영토에 포함됐다고? 한인학생 미 교과서 바로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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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람양이 역사 교과서에 고려가 금나라 영토에 포함된 것으로 그려진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신현식 기자>

'고려가 금나라 속국?'

한인 여고생이 미국 역사 교과서에 적힌 한국사 관련 오류를 바로잡아 화제가 되고있다.

주인공은 샌타바버러 도스 푸에블로스 고교에 11학년생인 이가람양(18).

이 양은 지난 10월 'AP세계사(AP World History)' 수업도중 교재인 역사 교과서(Traditions & Encounters - A Global Perspective on the Past Second Edition)를 보다가 2가지 잘못 적힌 부분을 찾아냈다.

우선 동아시아 역사편에서 고려가 '금(Jin empire)' 나라 영토에 포함된 것으로 그려진 지도다.

또 신라사를 다룬 부분에서 '신라 왕들이 당나라 수도 장안을 모델로 삼아 금성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했다(… The Silla kings even built a new capital at Kumsong modeled on the Tang capital at Chang'an.…)'는 내용이다.

교과서속에서 신라의 수도 금성은 수도규모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당의 장안을 모델로 삼았다고 서술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금성은 장안보다 약 1세기 전인 3세기쯤에 건설됐다. 신라가 당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장안 건설전 이미 금성은 신라의 수도로 존속되어 왔다.

이 양은 지난해 10월 15일 교과서의 저자인 제라 벤틀리에게 직접 이메일 보내 오류들을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저자인 벤틀리는 12월 5일 답장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 개정판에서는 이를 고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이 양은 인천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초 UC샌타바버러에 연구원으로 파견된 아버지를 따라 1년간 샌타바버러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이 양은 "한국에 있을 때도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롯 우리 역사가 해외에 잘못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속이 상했다"며 "작은 일이지만 한국사가 제대로 알려지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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