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아빠 만들기] 12. 수익·안정 다 잡을 순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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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30대 초반의 직장인 이씨는 1년 전 가입한 하이일드펀드 1천만원이 최근 만기가 돼 이 자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고 있다.

주식 투자는 부담스럽고, 은행 예금과 국고채 투자는 수익률이 높지 않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환매하지 않고 하이일드펀드에 그대로 둘까도 생각하고 있지만 연말에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투자위험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기본적으로 이씨가 원하는 수익률 수준과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에 의해 좌우되게 마련이다.

하이일드펀드의 투기등급채권(BB+) 편입비중이 50% 이상이다.

하지만 상품 발매 후 1년간 부도발생이 한건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위험이 실제로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또 투기등급 채권의 수익률이 10%대로 현재 7% 초반인 시장금리에 비해 금리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해약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 이씨는 지난 1년간 15%의 고수익을 올렸다. 그동안 주가가 40% 하락했고, 국채형 펀드수익률이 7~9%대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씨의 하이일드펀드 투자는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씨가 최근의 신용경색과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하이일드 상품 만기연장이 부담스럽다고 느낀다면 보다 안전한 투자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런 대안찾기가 부자아빠로 가는 첫 걸음일지 모른다.

우선은 채권 직접투자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문제는 위험을 감안한 종목선택 능력과 매매시기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에 비해 거래가 어렵고 경우에 따라선 투자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직접투자는 수수료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

둘째 대안인 저축성예금이다. 직접투자에 비해 투자위험이 크지 않은 것이 장점이나 수익률이 낮다.

현재 7% 수준에 그치고 있는 우량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세금 공제 후 5%대로 수익률이 낮아지는 데다 수신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채권형 수익증권 투자를 생각해 보자. 채권형 수익증권은 일반 채권형과 국채형으로 나뉜다.

시가평가가 실시되고,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채권형 수익증권은 올들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채 금리 하락과정에서 일부 국채형 펀드의 수익률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을 앞지르는 경우도 발생할 정도다.

현재 금리 수준을 감안한다면 채권형 수익증권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좋을 듯하다. 개중에서도 국채형보다 일반 채권형에 가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올초 1.91%포인트였던 국고채와 BBB+급 회사채간 금리차는 신용경색에 따른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최근 2.6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같은 금리차라면 부도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BBB+급 회사채의 부도율이 23%를 넘지 않는 한 국고채 보다 투자수익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씨는 상품 선택에 앞서 각 대안의 위험과 수익률 구조에 대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채형 상품도 경우에 따라선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박성원 <현대투신운용 채권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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