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치작품 프랑스 국립미술관 첫 입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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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설치작가 조덕현(43.이화여대 교수)씨와 인기소설가 이인화(34.이화여대 교수)씨가 손을 잡고 프랑스 국립 주드 폼 미술관 초대전에 출품한다.

한국계의 프랑스 국립미술관 초대전은 지난해 재일작가 이우환(일본 국적)씨에 이어 두 번째이며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이다.

작품 제목은 '아슈켈론의 개-낯선 신을 향한 여행' . 오는 27일~내년 1월 21일 파리의 주드 폼 미술관 바로 옆 튈르리 공원에서 전시된다.

공원에 가로 4m.세로 6m.깊이 3m의 구덩이를 파고 개 조각상 20점을 미리 파묻은 다음, 이를 발굴해 전시하게 된다.

개막일인 27일엔 프랑스 고고학자 4명이 조각상들을 발굴하는 현장이 퍼포먼스로 꾸며진다. 이후 조각상들은 흙구덩이 속에 설치작품으로 계속 전시된다.

이번 작품은 조덕현씨의 의뢰로 이인화씨가 시나리오를 쓰는 공동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줄거리는 13세기 프랑스왕 루이 9세가 몽골 원정군의 협조를 요청하자 그 대가로 아슈켈론에서 발굴된 개 신상을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는 것을 골격으로 한다.

이인화씨는 "시나리오는 1991년 이스라엘 남서부 아슈켈론에서 기원전 4세기께의 개 무덤 7백여기를 발견한 사실, 13세기에 루이 9세와 몽골군 사이에 제휴가 이뤄질 뻔한 사건 등 실화를 토대로 상상력을 발휘했다" 고 밝혔다.

올 봄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에서 조씨가 했던 '구림마을 프로젝트' 를 프랑스 상황에 맞춰 다시 꾸몄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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