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파도 높을 땐 ‘수비형’ 펀드 주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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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펀드, 액티브보다는 인덱스 펀드, 인도가 아니라 러시아 펀드가 유리하다.’

대우증권이 3일 이런 내용의 ‘펀드 투자 전략 지침서’를 내놨다. 요즘 같이 안갯속 장세에서 주식형 펀드 고르는 법을 설명한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지금 같은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지수가 출렁거리는 변동성도 심할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했다.

오대정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고점에 이르러 단기간 둔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식시장의 변화를 예측해 펀드를 골랐다”고 말했다. 투자기간은 지금부터 6개월 정도를 가정했다. 국내 주식형에선 가치주·인덱스 펀드에 후한 점수를 줬다. 등락이 심한 요즘과 같은 장세에선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안정적인 가치주·인덱스 펀드가 낫다는 얘기다. 반면 대우증권은 시장상황이 좋을 때 더 많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성장주 펀드와 운용사가 그때그때 투자종목을 바꾸는 액티브 펀드에 대해선 투자비중을 높이 가져가지 말 것을 권유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실제 코스피 지수가 1500~1700 사이를 오르내린 지난해 하반기 이후엔 가치주나 인덱스 펀드가 성장주 또는 액티브 펀드보다 수익률이 좋았다.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최근 6개월 수익률은 가치주 펀드가 8.4%, 성장주 펀드가 7.1%였다. 인덱스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9%, 액티브 펀드는 8.4%였다.

대우증권은 한국투자내비게이터·신영마라톤·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 펀드를 추천했다. 한국투자와 신영마라톤은 가치주 비중이 높은 펀드다. 이들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투자내비게이터’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771억원이 들어와 자금 유입 1위에 올랐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은 284억원으로 4위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다 지난주 들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 주가지수가 많이 빠져 조정 장세에서도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주로 큰손들이 가치주와 인덱스 펀드에 돈을 넣는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해외 펀드 투자처 중에 인도는 요주의 대상으로 꼽혔다.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언제 금리를 올릴지 모른다는 이유였다. 대신 대우증권은 수출과 내수가 회복되고 있는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라고 권유했다.

중국 펀드에 대해서는 중립적 의견을 내놨다. 긴축 정책 가능성과 경기 둔화 조짐이 있고, 상하이 증시에 대규모 기업공개 예정이 잡혀 있어 주가지수가 쉽사리 오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어서 장기 투자자라면 중국 펀드도 가입할 만하다고 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는 ‘우리러시아익스플로러’와 ‘신한BNP봉쥬르차이나’를 추천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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