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사회교육적 기능으로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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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박물관을 단순히 토기.자기나 서화 등을 전시하는 공간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전시가 주요 기능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참여와 체험을 통한 사회교육적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국립민속박물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속박물관은 1994년 상설공연으로 마련된 토요민속공연을 시작으로 일요열린민속무대, 찾아가는 민속박물관, 전통문화 체험학습, 허수아비축제, 벼베기와 타작 등 농경문화 체험행사 등 관람객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갖췄다.

'민속' 이라는 단어의 특성상 도자기 제작기술.택견.탈춤.줄타기.국악 등 무형 전통문화의 체험학습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요즘엔 4천5백점 규모의 민속전시실 관람객보다 프로그램 참가자수가 더 많다.

박물관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 체험학습이다.

학기 중엔 학교별로, 방학 중엔 개인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택견, 종이 거북선 만들기, 봉산탈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관내에 마땅한 공간이 없어 박물관 로비나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박물관은 이번주 초 본관 건물 앞 매점과 휴게소로 사용하던 80평 규모의 별채 사랑방을 터 '전통문화 체험학습장' 을 만들었다.

백명 이상의 대규모 행사는 여전히 어렵겠지만 도자기 만들기와 민속공예 등 각종 만들기 교실과 외국인 한국문화체험교실 등으로 쓰임새가 적잖을 전망이다.

박물관은 또 절기마다 우리 선조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는데 22일 오후 1시30분엔 박물관 동편 마당과 연자방아간 앞에서 '새끼꼬기와 이엉엮기 시연 및 체험행사' 를 연다.

비닐끈에 밀려 요즘은 모습을 찾아보기조차 힘들게 된 새끼줄.

짚신 뒷축을 잡아주는 가는 새끼날, 가마니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굵은 새끼줄, 지게의 동바, 지붕을 엮는 영새끼에 이르기까지 줄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나 새끼줄이 사용됐다.

이튿날인 23일 오후 1시부터는 전통문화 체험학습장 앞에서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김치담그기 행사가 열린다. 02-734-1341.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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