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할인점 "셔틀버스 운행 금지로 반사 이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내년부터 백화점.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외국계 할인점들이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월마트.까르푸.삼성테스코 등 외국계 할인점들은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두운 데도 불구하고 셔틀버스 운행 금지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잡아 신규 점포를 6~10개 이상 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외국계 할인점은 낮은 관리 비용과 저가 판매전략을 지키면서 매출이 올라도 비용이 많이 드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았다. 국내 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에 따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 정도로 추산된다.

월마트의 경우 최근 리 스콧 총괄 회장이 한국을 방문, 할인점 시장 상황과 6개 점포의 경영실적을 보고 받고 '긍정적인 평가' 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지금까지 확보한 대구 신매동과 감삼동, 인천 작전동, 경기도 중동 신시가지, 평촌 신시가지, 울산 세원백화점 자리 등 6곳 외에 뉴코아가 매물로 내놓은 부지 중 4~5개 매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만 인수를 포함, 6~8개 이상의 점포를 새로 개장할 계획이다.

삼성테스코에서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올해 인천 간석.작전동, 경기도 김포, 울산, 강원도 춘천, 광주 등 지방도시 7곳 외에 서울 영등포와 동대문 마장동의 부지도 사들였다. 테스코는 내년에 영등포 등 7~8개 점포를 열기로 했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도 내년에 5~7개 점포를 새로 열기로 했다. 외국계 할인점 관계자는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면 셔틀버스 이용 고객에게 매출의 30% 이상을 의존해온 국내 할인점이 타격을 받을 것" 이라며 "외국계 할인점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할인점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내년에 12~14개 점포를 예정대로 개장하고 백화점식 서비스를 강화해 셔틀버스 운행 금지로 이탈하는 고객을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 마그넷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