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영화 '숏커밍스' 쓴 재미한국인 2세 크리스 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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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인 2세 여성감독 크리스 유(32.한국명 유미아)가 '원나잇 스탠드' '블레이드' 등에서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웨슬리 스나입스가 제작자로 참여하는 한.미 합작영화의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배우 교류 등 소규모의 한.미 영화합작은 있었지만 거물급 할리우드 톱스타가 직접 제작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감독이 시나리오까지 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숏커밍스' (Shortcomings.단점이란 뜻)로, 지난주 스나입스와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 영화는 30대 이전엔 꼭 결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키 큰 재미동포 남자와 능력있고 미모를 갖췄지만 키가 작아 결혼을 못하는 한국여성 사이의 사랑을 그린 작품.

할리우드의 한국인 영화관계자들은 "스나입스를 제작자로 끌어들인 것은 한국 영화의 세계화에 기여할 사건" 이라며 "유감독이 할리우드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감독으로 소문난데다 시나리오가 훌륭해 일이 쉽게 풀렸다" 고 말했다.

한국측 제작 파트너는 '동감' 을 제작한 한맥영화사(대표 김형준)로 결정됐다.

유감독은 "이번 영화는 앙리 감독의 '결혼피로연' 처럼 결혼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가 될 것" 이라며 "스나입스가 선뜻 나설 만큼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 부담이 크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뉴욕주 버팔로에서 태어난 유감독은 콜럼비아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던 중 1991년 LA로 건너와 영화학의 명문 남가주대(USC)영화과에 입학했다.

이 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뒤 할리우드에서 감독의 꿈을 키우다 97년 단편영화 '엘로우 벨르' 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미국 공영방송인 PBS를 통해 방영됐으며 밴쿠버.플로리다 국제영화제 등 10여개 영화제에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숏커밍스' 는 로맨틱 코미디물로는 드물게 30억원이란 거금이 투입되며 내년 3월 본격 촬영에 들어간다.

로스앤젤레스=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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