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서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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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안대로 눈을 가리고 머리에는 보호대를 두른 채 온 신경을 공에서 나는 소리에 기울인다. 코치가 박수와 고함으로 알려주는 골대 방향으로 힘껏 공을 차보지만 헛발질.

"간다, 여기 여기!" 시각장애인들의 축구 경기에선 선수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가 유일한 신호다.

스피드 넘치는 일반 경기와는 사뭇 다르지만 앞 못보는 선수들에게도 이동국처럼 유명한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는 넘쳐났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옆 성내천 둔치에 지난해 6월 동양최초로 건립된 '시각장애인 축구장' . 7일 이곳에선 국내 최초로 전국 15개팀 1백5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참여한 '제1회 송파구청장배 전국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가 열렸다.

'약시팀' 과 앞을 전혀 못보는 '전맹팀' 으로 나눠 진행된 이날 예선전 열기는 높이 1.1m의 보호벽이 둘러쳐진 가로 38m.세로 18m의 시각장애인 전용 인조 잔디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각장애인들은 핸드볼 크기의 소리나는 축구공을 이용해 축구를 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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