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슈미트 회장 “중국 잔류 희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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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호 28면

인터넷 검열과 해킹을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중국 시장 잔류 의사를 밝혔다.미국 구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구글이 중국에 계속 머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의 검열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인들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미트의 다보스 발언은 중국 정부 검열에 항의하는 뜻에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혀온 기존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전문가들은 구글이 중국 시장을 떠나지 않는 대신 미국 정부의 압력과 국제사회 여론 등을 동원해 중국 정부를 직간접으로 압박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구글과 중국 정부 간에 촉발된 사이버 갈등은 미·중 두 나라 간 ‘외교·통상 마찰’로까지 비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올해 초 구글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외교 라인을 통해 공식 항의하겠다고 나서면서 양쪽 말이 거세졌다.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정부는 구글과 미국의 태도가 내정간섭과 이데올로기 공세라며 반박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중국 해킹 부대가 구글 메인 서버를 해킹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 외교 라인을 통해 공식 항의하지 않고 있다.

한편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트위터의 공동창업자 에번 윌리엄스도 이날 트위터가 중국이나 이란 정부의 접속 차단 규제에 맞서 기술적인 대응책을 강구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인용이 잘못됐다”며 부인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트위터를 차단하기 위해 방화벽을 사용할 수 있지만 트위터는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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