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극복 실화 모은 재키 월드먼의 '사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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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누군가를 증오해본 적이 있는가. 갑자기 닥친 불행, 절망의 나락에서 방황해본 적이 있는가. 나를 구원해 주는 뜻밖의 손길은 단순한 깨달음에서 올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 역시 나만큼 고통받고 고민하며 산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사랑을 주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는 한걸음 더 나아가 용서와 봉사, 그리고 희생을 통해 자신의 고통과 불행을 적극적으로 극복한 28명의 실화를 모아놓은 책이다.

미국적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실화들이지만, 책은 그런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리얼리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버지니아라는 여인은 어느날 자신의 딸이 잔인하게 강간.살해되는 일을 겪는다. 슬픔과 분노에 결혼생활마저 금이 가고…. 살인범은 그녀의 사랑하는 딸을 앗아갔지만, 분노와 슬픔은 그녀의 건강과 친구와 인생을 앗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친구가 한마디 말을 준다. "분노로 가득찬 가슴에는 사랑을 위한 공간이 없는 법이야" 라고. 한데 이 한 마디의 말이 마음속 자연 치유력이 발휘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고백을 한다.

이제 그녀는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픈 경험을 들려주고 봉사하며 산다. 살인범에 대해선 더 이상 미워하거나 분노하지 않으며, 오직 연민을 느낄 뿐….

이런 스토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들 나름일 것이다. 아마도 아픈 만큼 느끼는 법이 아닐까도 싶다.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든지, 잠시 그 문제를 접어놓으시라. 사라진 것들을 슬퍼하는 대신에 마음의 치유력에 자신을 맡겨 놓으시라. 새 삶이 보이지 않는가.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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