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박명환 "두번 실패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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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박명환(사진)은 올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1승에 그쳤다. 여섯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1998년 14승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지만 올해는 완전히 잊혀진 존재였다.

그러나 그는 '가을걷이' 를 앞두고 극적으로 컴백했다. 시즌 막판 시험 등판시켜 구위를 점검한 김인식 감독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그를 포함시켰다. 구원으로 충분히 한 몫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LG와의 1차전에서 박명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마무리 진필중이 끝내기 폭투를 저지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김감독은 "이제부터 박명환이 최종 마무리" 라?그를 중용했다.

2차전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올린 박은 플레이오프 다섯경기에 출전, 1승2세이브(방어율 1.17)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심정수의 세 경기 연속 결승 홈런만 아니라면 최우수선수로 뽑힐 수도 있었다.

그의 활약에 고무된 김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는 박명환을 마무리에 고정시키고 진필중을 선발로 돌리겠다" 고 말했다.

박은 지난 2년 동안 팀의 애물단지였다. 98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제1 선발로 내정됐으나 손가락 껍질이 벗겨지는 바람에 등판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산은 2패로 무너졌다.

지난해 팀은 다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어깨 부상 중이었던 박은 엔트리에도 끼지 못했고 두산은 4패로 물러섰다.

올해 찾아온 세번째 기회. 비록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감정을 가누지 못해 랑데부 홈런을 얻어맞았지만 대역전 드라마를 꿈꾸는 박명환은 꾹 다문 입술과 매서운 눈빛으로 현대 타선을 겨누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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